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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 days ago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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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시간 소도시 첼시에서 일어난 일

미국 미시간주의 소도시 첼시(Chelsea)의 주민은 약 5,300명이다. 전형적인 미국의 소도시로 주민들은 서로 대충 얼굴을 알고 지낸다.
첼시 주민들이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일이 며칠 전에 있었다.
동네 서점(Serendipity Bookstore)이 한 블록 떨어진 곳으로 이전하게 되었다.
서점 주인은 파트타임 알바만 고용하고 있어서 9,100여 권의 책을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.
이삿짐센터를 부르면 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았고, 고작 한 블록 거리인데 사람을 쓰기도 애매했다.
이런저런 궁리를 하던 중, 머릿속을 스친 아이디어가 있었다.
300미터 정도만 책을 옮기면 되니 인간 띠를 만들어서 한 권씩 옮겨보면 어떨까?
서점 주인은 홈페이지에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는 공지를 올렸다.
이삿날이 되자 책 나르는 일을 돕겠다고 수십 명의 주민이 몰려왔다.
책을 손에서 손으로 전달하는 모습을 지나가다 본 다른 주민들도 합류했다. 자원봉사자들은 여기저기 전화를 해서 사람들을 더 불러 모았다.
다 모이니 300여 명이나 되어 이전하는 장소까지 두 줄의 인간 띠를 만들게 되었다.
자원봉사자 중에는 6살 여자아이와 91살 할머니도 있었고, 심지어 휠체어를 탄 주민도 있었다.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주민들이 서점을 돕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.
책을 전달하며 자연스럽게 책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.
이 책 읽어보셨어요? 아 읽어봤죠.
그럼 이 책은요? 그건 안 읽어봤어요. 혹시 이 책 읽어보신 분 있나요?
제목이 뭐라고요? 아, 제가 읽어봤어요. 그 책도 좋지만 이 책도 같이 읽어보세요.
이런 대화가 책을 나르는 동안 계속 이어졌다.
9천 권이 넘는 책이 주민들의 도움으로 2시간 만에 다 옮겨졌다.
서점 주인을 기쁘게 한 것은 책을 쉽게 옮긴 것만이 아니었다. 책을 옮기면서 다들 책 이야기를 하고, 책에 대한 정보를 나누며, 같은 관심사를 가진 주민들이 서로 통성명하면서 밝게 웃는 모습이었다.
그렇게 서점은 이전을 마쳤고, 자원봉사자들은 다 같이 박수를 치며 일을 마무리했다.
 
이렇게 지역에 뿌리를 내린 동네 서점이 우리나라에도 계속 생기면 좋겠다.
지역 커뮤니티
미시간 MI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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