도시락 배달 봉사를 마치고 저녁에 개인택시 일을 하고 있는데 한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.
평소 전화를 거의 하지 않는 분인데. 손님을 내려주고 전화를 했습니다.
“여보세요. 선생님 무슨 일이세요?”
“갔어요”
“아~그래요. 언제 돌아가셨어요?”
“3시쯤요.”
“근데 왜 이제 연락하셨어요.”
“그냥 청소를 해야 되서요.”
“선생님. 경찰과 119에 알려야 되요.
선생님은 걱정말고 그냥 계시면 되요.
제가 알리고 그쪽으로 바로 갈께요.”
그리고 강남에서 우이동으로 달려갔습니다.
이 선생님의 나이는 67세입니다.
정상인도 아닌 그렇다고 장애인도 아닙니다.
혼자서는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
경계성 지적장애를 앓고 있습니다.
그런데도 97세의 노모를 모시고 살았습니다.
10개월 전 그 노모가 고관절 뼈가 골절되었습니다.
돈 때문에 수술도 못하고 이 선생님이 집에서 혼자 돌보며 살았습니다.
누워서 꼼짝 못하시는 엄마의 똥오줌을 받아내고,
죽을 써서 식사 케어를 하고,
그렇게 엄마의 고통을 함께 나눴습니다.
그 엄마가,
평생을 서로 의지했던 엄마가 돌아가신 겁니다.
집에 도착하니 경찰들이 검시를 끝내고 나가셨습니다.
선생님의 손을 잡고 그동안 고생하셨다고 꼭 안아줬습니다.
늘 표정이 없던 그 선생님께서 눈물을 흘리시면서 소리내어 웁니다.
“엄마한테 미안하다고…
못해줘서, 정성이 부족해서…흐흑”
“아니오.
선생님은 누구보다 잘 하셨어요.
세상의 누구보다도 최고로 잘 하셨어요.
엄마가 좋아 하실 거예요.
엄마는 웃으면서 가셨을 거예요.
그러니 울지 마세요.”
그리고 오늘 그 엄마의 아들과 함께 조촐하게 엄마의 장례를 치렀습니다.
유골을 끌어안고 울먹이던 아드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.
‘엄마 가지마~’